오랜만에 강남에서 친구를 만났다. 퇴근 시간이 조금 지난 뒤라 거리는 여전히 붐볐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걷기로 했다. 빌딩 사이로 저녁빛이 내려앉고 골목마다 간판 불이 켜지는 모습을 보니 낮과는 전혀 다른 동네처럼 느껴졌다.
먼저 역 근처의 작은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특별한 메뉴는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근황을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큰길을 피해 조용한 골목으로 걸었고, 분위기가 편안해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했다.
이야기 도중 친구가 갑자기 “그런데 강남쩜오가 정확히 뭐야?”라고 물었다. 최근 강남의 밤문화 이야기를 듣다가 생긴 궁금증이라고 했다. 나도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라서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현과 대략적인 분위기에 관해 알고 있는 정도만 짧게 이야기해 주었다. 강남쩜오라는 말도 결국 강남의 여러 유흥 문화를 구분해서 부르는 표현 중 하나라는 정도로 대화가 정리됐다.
그 이야기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곧 서로의 회사 생활과 요즘 새로 생긴 강남술집, 주말에 가볼 만한 전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화제가 바뀌었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다음에는 조금 이른 시간에 만나 한강 쪽까지 걸어보자는 약속도 했다.
카페를 나왔을 때는 밤공기가 낮보다 한결 선선했다. 강남은 언제 와도 빠르고 화려한 인상이 먼저지만, 골목을 천천히 걷다 보면 의외로 평범한 일상의 장면도 많다. 바쁜 사람들 사이에서 친구와 나눈 짧은 대화와 늦은 산책이 이날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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